팔자 고치고 싶을 때 해야 하는 것

관리자
2022-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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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을 맹신하는 여성이 있다. 교통사고로 인해 식물인간이 된 자신의 동생을 살리기 위해 그녀는 무속인을 찾아간다. 동생을 살리려면 호랑이띠 남자와 하룻밤을 보내야 한다는 특명을 내린 무속인. 그녀는 무속인을 만난 이후 줄기차게 호랑이띠 남자만 찾아다닌다. 그녀는 과연 호랑이띠 남자를 만날 수 있을까? 동생은 완치될 수 있을까? 이는 어느 방송사에서 인기리에 방영된 한 드라마 내용이다.


한 남자가 있다. 그는 차도남이다. 외모도, 패션도, 먹는 음식까지도 도시적이고 세련되었다. 그런데 결혼만큼은 매우 보수적이다. 무슨 일이 있어도 남녀 사이는 궁합을 보아야 한다는 철칙이 있다. 궁합이 나쁘면 결혼 후 불행을 못 벗어날 것이라는 철학관의 말을 철석같이 믿으며 마흔일곱 살인 지금까지 인연을 기다린다. 그는 수년째 결혼정보 회사의 고객으로 줄기차게 맞선을 보고 있다. 하지만 궁합 타령으로 온전팔자 고치고 싶을 때 해야 하는 것다른 사람이 내 인생을 바꿔줄 수 있다면 좋겠지만내 것은 그래도 내가 바꾸는 것이 가장 낫다.나를 알지도 못하는 사람에게 비법을 묻겠다고 시간 낭비하는 것보다는나 스스로 만들어가는 게 낫지 않을까.


인생은 소름끼치도록 비현실적일 때도 있다.정말 인생은 정해진 것인가? 구질구질한 내 팔자를 한 방에 역전시킬 비법이 있을까? 비법을 명쾌하게 제시한다면 나도 만나고 싶다. 팔자 한번 제대로 고쳐서 세상 부러운 팔자로 살고 싶은 욕심이 있으니, 팔자 고치는 비법을 힌트로 줄 수 없느냐 꼭 묻고 싶다. 뭐 이런 마음 가지고 사는 사람이 어디 한둘일까. 팔자대로 산다는 것을 믿든 안 믿든 속마음을 열어보면 남들 다 부러워하는 팔자로 살고 싶다는 생각은 다 하지 않을까 싶다. 가끔 팔자를 고쳤다는 이야기도 듣는다. 팔자 폈다는 사람, 팔자 바뀌었다는 사람, 팔자 좋아졌다는 사람, 사람 팔자 몰라보게 달라졌다는 사람 이야기를 아주 드물게 듣는다. 여차여차해서 좋아졌다는 사연을 들으며 ‘사람 팔자 아무도 모르는구나!’를 떠올리지만 어떤 묘책을 썼한 연애 한번 못해봤다. 간단한 소개팅을 할 때도 어김없이 궁합부터 확인한다. 과연 그는 쉰 살이 되기 전에 결혼할 수 있을까?정말 모든 것이 처음부터 결정되어 있을까 우리나라 사람들은 팔자, 사주, 궁합, 운명이라는 말을 자주 쓴다. 최근에는 타로카드 같은 서양 점술도 대중의 이목을 끌고 있다.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출근 도장 찍듯 점술사에게 확인하고, 호감 가는 사람이 생기면 궁합부터 따진다. 사귀어야 하는지, 헤어져야 하는지 점괘에서 답을 찾는다. 불안한 미래, 열 길 물속보다 깊은 사람 속 때문에 발생할지 모르는 불행 때문에 스스로의 판단과 선택만으로는 도저히 안심이 되지 않는다. 내 인생임에도 누군가의 허락 여부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것이다. 그만큼 많은 이의 인생을 좌지우지하는 위력을 발휘한다. 그 운명, 팔자라는 것이 말이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꽤 많은 사람이 역술가, 점성술사, 무속인의 말을 신의 소리로 여기고 절대적으로 믿는다. 그들의 예언처럼 운명이 펼쳐질 것으로 맹신한다. 보이지 않는 예언에 대한 믿음이 가끔은 소름 168는 것도, 여우 꼬리 덕분에 남자를 만날 거라고 기대하는 것도 이상한 일이다. 하지만 운명론자들의 입장은 다르다. 얼마나 다급했으면 여우 꼬리를 가지고 다닐 것이며, 무덤 근처에 부적을 묻었겠는가 말이다. 맞고 틀리고는 나중 문제이지만, 그 간절함과 절실함만큼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는지는 감히 짐작도 하지 못한다. 변할 수도 있고, 고칠 수도 있다는 것을 어렴풋이 인정하지만 허황된 묘책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남아 있다. 꽈배기처럼 꼬인 인생을 술술 풀리게 하는 묘책이 있기는 한 걸까.“여우 꼬리를 지니고 다니면 남자들한테 인기가 많아진다고 해서 벌써 두 달째 가방에 꼭 챙겨 다녀요. 아직 어떤 남자도 다가오지 않았지만 조만간 연애할 수 있겠지요? 적금 깬 돈으로 아주 비싸게 샀거든요. 올해 만나는 남자랑 결혼해야 제 팔자가 편해진다고 했어요.” “유명한 장군님 무덤 근처에 부적을 묻으면 인생이 바뀐다고 했어요. 이 이야기는 비밀인데요. 지난주 새벽 다섯 시에 ○○○장군님 묘지 근처에 부적 하나 파묻고 왔어요. 새벽이라 너무 무서웠지만 제 운명이 바뀐다고 하니 뭐 이쯤은 노력해야겠죠. 인생 바꾸는 게 어디 쉽겠어요. 앞으로 다섯 번은 더 다녀야 하는데 걱정이네요. 빨리 일을 끝내야 꼬인 내 인생이 술술 풀려 대박 날 텐데…….”“타로카드를 보니 다음 달에 꼭 승진한대요. 그냥 믿고 기다리면 다 잘될 거라고 했거든요. 참, 한씨 성을 가진 사람은 가까이하지 말고, 김씨 성이 나한테 귀인이니 그들을 가까이하라고 했어요.”밑도 끝도 없이 들리지만, 모두 내가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다. 운명과 팔자는 개척하기 나름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운명을 추종하는 사람들을 이해할 수 없을지 모른다. 어두운 새벽에 장군님 묘까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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