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건한 기다림, 그 후에는

관리자
2022-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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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림의 미학’이라는 말을 참 많이 듣는다. 그러나 막상 일상에서의 기다림은 참을 수 없을 만큼 힘들다. 약속 시간보다 5분 늦게 나타나는 사람을 기다리는 일도 어렵고, 주문한 음식이 나올 때까지의 짧은 시간을 기다리는 것도 어렵다. 취직시험의 당락을 기다리는 며칠은 죽을 맛이고, 제대 날짜를 손꼽아 기다리는 것은 상상을 초월한 고통이다. 정해진 시간을 기다리는 것도 어려운데 언제 올지도 모르는 때를 기다린다는 것이 쉬운 일일까? 오기는 하는 것일까? 아무도 답을 모른다.


세상에서 가장 느리지만 가장 빠르게 자라는 식물이 있다. 대나무 이야기다. 자연 속에서 대나무는 참 신비하게 성장한다. 대나무는 죽순 상태로 4년을 보낸다. 죽순은 땅속 깊은 곳에서 4년간 뿌리를 내리고 영양을 공급받는다. 세상에 나가고 싶어 근질근질하겠지만 꾹 참고 땅속에서 4년을 꽉 채운다. 그리고 5년차가 되는 해, 땅 위로 나온다. 대나무의 키는 보통 20미터에서 30미터까지 자라는데 4년의 시간을 보상받기라도 하듯 하루에 30~40센티미터는 보통이고 60센티미터까지 자라는 경우도 있다. 기다림 끝에 얻은 꿀맛 같은 성장으로 확실히 보상받는다고나 할까. 힘들었지만 기다린 보람이 있는 것이다.

 

자연에서 찾은 기다림의 미학이다. 세상에서 가장 느리게 성장한다고 했던 대나무가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나무로 역전의 명수가 된다. 가장 빠르게 자라는 나무로 우뚝 선 것이다. 이를 보면 세상일에는 이치理致가 있구나 싶다.사람 사는 세상에서도 ‘기다림의 미학’으로 유명한 이야기가 있다. 세계 역사를 통틀어 이 사람만큼 늙은 나이에 성공한 인물이 있을까? 이 사람만큼 오래 기다린 이가 또 있을까 싶다. 바로 강태공 이야기다. 대략 3200년 전 중국 은나라 주왕의 폭정 때문에 민심이 흉흉하던 시절, 강태공은 이름 없는 한촌에서 낚시와 글공부로 하루하루를 보냈다. 낮에는 낚시, 밤에는 글공부, 초라하기 짝이 없는 신세로 세월을 보냈다. 강태공은 일흔 살이 넘도록, 40년이라는 시간이 넘도록 계속 허송세월만 했다. 견디다 못한 아내마저 그를 떠났다. 여든을 바라보던 어느 날, 문공의 눈에 띄어 기적처럼 그의 스승 겸 책사가 되었다. 그 후 많은 공을 세운 강태공은 재상이 되었고, 제후가 되었다. 오랜 시간의 기다림 끝에 천하를 얻은 것이다.대나무로 성장하고 싶은 죽순의 기다림이 쉽지 않았을 것이며, 평생을 낚시로 보낸 강태공의 기다림이야말로 말해 무엇 하겠는가. 특별한 인생을 살다간 그의 삶을 생각해보니 기가 막힌다. 혹시 기다림을 포기했다면 강태공의 삶은 어찌 되었을까. 도저히 더는 못 기다리겠다며, 먹고사는 게 힘드니까 딱 포기하고 말단 관직이라도 꿰찼다면 그렇게 큰 기회가 왔을까. 


한 치 앞도 모르는 인생 앞에 나약해질 수 있는 것이 사람 마음이다. 그러나 대나무는, 강태공은 결코 나약해지지 않았다. 굳건한 기다림으로 찬란한 영화를 얻을 수 있었다.내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는 참 많은 기다림이 필요하다. 달콤한 데이트를 하기까지 상대방을 기다려야 하고, 대입시험이나 취직시험에 합격하기까지 발표 날을 기다려야 하고, 알콩달콩 신혼생활을 하기까지 결혼식 날을 기다려야 한다. 비즈니스에서도 마찬가지다. 중차대한 일을 앞두고 초조하고, 불안하고, 설레고, 망설이며, 기다리고 또 기다린다. 사람의 인생에서 기다림은 미지의 세계를 열어주는 마법 같은 것이다. 마법의 문이 열리는 순간 어떤 일들이 일어날지 아무도 모르지만, 신세계를 알리는 시초임은 분명하다. 기다림의 순간을 채움의 순간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 제대로 과정을 즐길 줄 아는 사람만이 기다림의 순간까지도 즐길 수 있다. 대나무로 성장하고 싶었던 죽순이 그랬던 것처럼, 천하를 호령하고 싶었던 강태공이 그랬던 것처럼 처참하게 도망치고 싶기만 한 과정이 아니라 자신을 채워가는 대비의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오늘도 힘겹게 내 자리를 지켜내느라 갖은 애를 쓰고 있는 나에게 이런 굳건한 기다림은 무엇을 안겨줄까? 기다림 뒤에 어떤 일들이 일어날까? 생각만 해도 설레는 날이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이렇게 설레는 기분을 느끼는 것이 살맛 나는 인생이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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